<오마이뉴스>는 1심 선고를 앞두고 복잡하게 전개된 이 사건의 등장인물을 정리했다. 기억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냥 '그런 일이 있었다더라'라는 식이어서는, 그 일이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경우, 종종 또 일어나게 된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 이렇게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 발전이 있다.
4. 국정원 심리전단 안보3팀 5파트원. 컴퓨터공학과 출신이어서 컴퓨터에
밝다.
2012년 12월 11일, 그의 역삼동 오피스텔 앞에서 사건은 음지에서 양지
로 떠올랐다. 전 국정원 직원 김상욱의 제보로 야당은 그날 그곳에서 국
정원심리전단의꼬리를잡았다.
거듭 결백을 주장했던 김씨는 경찰과 국회, 검찰을 거쳐 법원에 이르자
일부혐의를인정했다.
민병주 심리전단장은 대선 직후 그에게 "덕분에 선거결과 편히 지켜봐
얼마나감사한지…"란문자를보내기도했다.
김하영잡힌꼬리
ⓒ 연합뉴스
5. 전직 국정원직원. 20년간 몸담은 조직을 걱정하는 마음에 제보를 결심했
다. 그는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이 사건은) 정보기관이 본래 모습을
되찾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김씨를 기다린 것은 소송(국
정원직원법, 공직선거법 위반 등)이었다. 1심 재판부는 그의 제보가 국정
원직원법을위반한일이라고판단했다.그러나항소심재판부는2014년7
월10일그에게'전부무죄'를선고했다.
김상욱내부를고발하다
ⓒ 연합뉴스
7. 그날 그 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김하영의 오피스텔 문을 두드
렸던 서울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후사건 수사를 맡았고,2013년 4월
경찰이최종수사결과를발표한직후입을열기시작했다.
'수사초기부터2012년12월16일중간발표에이르기까지김용판서울
경찰청장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는 그의 내부고발은 메가톤급이었
다. 하지만 김용판은 2심까지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고, 권은희는 경찰
제복을 벗어야 했다. 대신 "진실을 밝히겠다"며 2014년 7·30 재보선에
출마,국회로들어갔다.
권은희문을두드리다
ⓒ 오마이뉴스권우성
8.
9. 사건당시서울경찰청장.대선을사흘앞둔2012년12월16일이례
적으로대선후보TV토론직후인 밤11시이루어진‘김하영의노트
북 분석 결과 혐의점 없다’는 내용의 중간수사발표는 그의 주도였
다.이후권은희의폭로로사건축소·은폐혐의로법정에서야했다.
그는 12월 11일 전후에 이종명 차장, 박원동 국장 등 국정원 관계
자들과 접촉하기도 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중간수사발표가)
시기와내용면에서최선이었는지는다소아쉬움이남는다"면서도
그에게무죄를선고했다.2심도마찬가지였다.
김용판한밤의기습발표
ⓒ 오마이뉴스권우성
11. <한겨레> 사회부 기자. 2013년 1월말, 김하영이 ‘오늘의 유머’에서 수많은 정치 관련
글에 찬반클릭을 하거나 댓글을 달았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 보도는 '단순 의견개진'
이라며 수사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였던 경찰이 나설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는
그해 내내끈질기게 국정원사건을 파헤쳐보도했고,한국기자상 대상등 각종상을
휩쓸었다.하지만국정원은눈엣가시였던그에게고소로대응했다.
정환봉불을지피다
12. 변호사 출신 19대 국회의원. 2013년 3월 그는 '원장님
지시·강조말씀'이란제목의자료를폭로했다.원세훈의
부서장회의 발언이 담긴 자료에는 '정부비판=종북, 좌
파'란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이 폭로로 국정원
사건은단순히심리전단요원들의일탈이아니라조직
의정점인국정원장의지시에따른활동이었을가능성
이매우커졌다.진의원은 이후에도 꾸준히국정원여
론공작의 실체를 파헤쳐 세상에 알렸다. 초선 여성의
원의맹활약앞에국정원은속수무책이었다.
진선미
국정원장을정확히지목하다
ⓒ 오마이뉴스남소연
13. 박근혜 정권이 임명한 첫 번째 검찰총장이었지만, 박근혜 정권에
의해도려내진비운의검찰총장.임명당시자신앞에있는국정원
사건을 놓고 채동욱은 ‘강단 있는 원칙주의자‘답게 좌고우면하지
않고 정면돌파를 택했다. 그는 국정원 압수수색에 이어 원세훈을
공직선거법위반혐의로기소해야 한다는수사팀의주장에힘을실
어줬다.하지만돌아온것은'찍어내기'였다.‘혼외아들의혹'이불거
진 지 일주일만에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은 2013년 9월 30일 복잡
한표정으로대검찰청을빠져나가야했다.
채동욱비운의검찰총장
ⓒ 오마이뉴스남소연
14. 박근혜 정권에서 장수하고 있는 법무부 장관. 그는 원세훈에
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겠다는 수사팀의 방침이
탐탁찮았고,사실상길목에서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며방해했
다. 하지만 여론이 유리하지 않았다. 수사팀 안에서 "장관이
저렇게 틀어쥐고 있으면 안 된다"는 말마저 나왔다. 결국 ‘선
거법적용,불구속 기소'란 합의점을찾았지만,검찰 선후배와
의충돌과정에서입은내상도만만찮았다.
황교안길목을막다
ⓒ 오마이뉴스남소연
17. 검찰 특별수사팀이 소속된 서울중앙지검의 수장(지검장). 국
정원 심리전단 안보5팀3파트원을긴급체포하려던 날,특별
수사팀장윤석열은조영곤서울중앙지검장에게보고하러갔
다. 하지만 그는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며 반대했고, 결국
윤석열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며칠 뒤 국정감사장에서 윤석
열이작심발언을쏟아내자조영곤은"정식보고가아니었다"
고 해명했다. "부당한 지시는 없었다“는 그의 해명은 불명예
퇴임하는날까지계속됐다.
조영곤
“야당도와줄일있느냐”
ⓒ 오마이뉴스유성호
18.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수석부대표 윤상현 의원은
절묘한 타이밍에 어김없이 등장했다. 그는 트위터
공작등대선개입 정황이추가로드러나자공개석
상에서구체적인수사정보를두번이나거론했다.
민감한시기에중요한 정보가연거푸그의입에서
나오자 '영등포고 후배'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
장이 출처로 지목됐다. 이진한은 수사단계부터 여
러번특별수사팀과갈등을겪었다.
윤상현과 이진한
외압에기밀유출의혹까지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유성호
19.
20. 제30대 국정원장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2009년 그가 취임하면서 국정원의 분위기가 확 달
라졌다. 원세훈은 국정홍보와 '종북좌파' 제압을 강
조했고, 그 '지시·강조말씀'은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을낳았다.하지만그는"정당한활동을검찰이왜곡
했다"고주장했다.또'국정원의선거·정치개입은오
해'라고거듭해명했다.
1심재판부는2014년9월11일그에게징역2년6개
월,자격정지3년,집행유예4년을선고했다.
원세훈정점
ⓒ 오마이뉴스남소연
26.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부장판사. 1심 선고 다음날 9월 12일
오전 7시쯤 법원 내부게시판에 실명으로 이 판결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렇게 기계적이고 도식적인 형식논리가
국민들을납득시킬수있는가,이것은궤변”이라며“이판결은'
정의'를위한판결일까?“라는의문을드러냈다. 또판결을고사
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에 빗대며 국정원이 대선 때 불법적
인 개입행위를 했던 점들이 "객관적으로 낱낱이 드러났고, 삼
척동자도 다 아는 자명한 사실"인데 재판부만 다른 결론을 내
렸다고꼬집었다. 대법원은 이글이올라오고몇시간뒤직권
으로삭제했다.
김동진
“법치주의는죽었다”
27. 검찰 특별수사팀의 부팀장. 윤석열 팀장이 떠난 뒤에도 흔들리지 않고 공
판을이끌어갔다.그역시트위터공작관련수사로감봉1개월에처해졌다.
박형철은 1심 결심공판에서 "국가기관의 인위적 여론조성은 민주주의의
근간을뒤흔드는반헌법적행태"라며"국정원의불법정치·선거개입관행
을 근절하려면 피고인들의 책임에 대한 준엄한 사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고말했다.수사팀은판결직후항소해야한다는의견을냈다.1심판결이
후다른사건보다고심하는모습을 보이던검찰수뇌부는결국항소를결
정했다.
박형철그래도끝까지간다
[특별수사팀]
팀장: 윤석열→ 이정회
부팀장: 박형철
팀원: 김성훈,진재선,이복현,단성한,이상현,이춘,정진우
ⓒ 오마이뉴스 연합뉴스
28. 원세훈원장의1심변호인들.판사출신이동명변호사는국정원대선개입사건과
원전원장의 개인비리사건에 모두참여했다. 검사 출신 김승식 변호사는 뒤늦게
합류했으나검찰쪽주장을무너뜨리는일을주도했다.두사람은1심결심공판에
서"검찰의무리한기소로모든논란이촉발됐다,피고인과국정원의명예를회복
해달라(이동명)“, "사건의 본질은 사이버상 국가안보활동이 분명하고, 피고인이
이런 활동을 지시한 바 없다(김승식)"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국정원법
유죄’라는1심판결에불복,검찰보다한발먼저법원에항소했다.
이동명·김승식
“본질은국가안보활동”
[변호인들]
원세훈: 이동명,김승식,오덕현,김준호,이인근,김용덕,최정선,설대석,이기배
이종명: 신종대,장현우,신은재
민병주: 노환균,권순익,이상철,고경남,박상`현,박시영
ⓒ 연합뉴스
37. 새누리당 국회 국정조사특위위원들. 김진태는 자신의 후배이자 이번 사
건공소장을작성한특별수사팀진재선검사에게'좌파'딱지를붙여업무
에서 배제시켰다. 조명철은 청문회에서 "권은희 과장에게는 왜 '광주의
딸'이란말이붙냐,참이상하다"고선답변할기회조차주지않았다.김태
흠역시권은희에게"대선때문재인후보가당선되길바랐죠?"라며몰아
갔다.헌법이 금지하고 있는‘십자가밟기’ 질문이었다. 그들의수법은 헌
법무시,색깔론,지역감정이었다.
김진태·조명철·김태흠
십자가밟기
ⓒ 오마이뉴스남소연| 유성호| 이희훈
38. 사건 당시 민주당 대표.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서울광장 앞에
천막당사를차리고45일간노숙투쟁을하기도했다.꽉막힌정국
을풀기위해박근혜대통령과만난자리에서그는'채동욱찍어내
기'논란을두고박대통령에말했다."연일언론은청와대민정수
석실의불법사찰의혹을보도하는데신문은안보십니까?"
김한길
“신문도안보세요?”
ⓒ 오마이뉴스남소연
39. 대한민국제18대대통령.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서 왜 그런 일이 생
겼는지, 왜 그런 일을 (국정원이) 했는지 전혀
알지도못한다(.2013년6월24일).”
“국정원 댓글 의혹은 왜 그런 일이 벌어졌고,
실체가과연어떤것인지에대해정확하게밝
힐필요가있다(2013년7월8일).”
“대선 때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선거에 활용한 적도 없다(2013년 8월
26일).“
“국정원에 지시할 위치 아니었고, 도움받은
일없다.지난정부에서일어난일을사과하라
는것은무리다(2013년9월16일)."
"사법부의 판단을 재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사법부의 판단과 결과를 기다려야 한
다(2013년10월31일)."
박근혜
“국정원도움받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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