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단열 적정기술과 몇 가지 생태단열 방법을 정리했다.

1.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는 방법
귀농하거나 귀촌한 이들 중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선 비어있던 농가를 빌려 사는 경우가 허다하
다. 제대로 집 짓거나 집을 사서 들어가기 전에 임시 방편이다. 임대 기간도 대개가 3~5년이다. 사
정이 이러다 보니 불편하더라도 큰 돈 들여 집 고칠 엄두를 내질 못한다. 귀농. 귀촌자에게 지원되
는 농가수리비 3~5백만 원 수준에서 주방과 화장실, 난방 등 가장 기본 되는 곳만 살짝 수리해서
살려하지만 충분치 않다. 겨울이 문제이다. 40~50십 년 이전 지어진 농가는 벽체 두께가
9~12cm 정도로 얇다. 창이나 문이 틀어져 틈이 많고 심한 경우 나무 골조와 초벽 사이가 벌어져
칼 바람이 드나든다. 마룻방은 난방이 되지 않는 데다 마루 바닥 틈으로 냉기가 올라오고 차갑기
이루 말할 수 없다. 단열이 되어 있지 않으니 한정 없이 들어가는 보일러 기름 값도 벅찹다. 그렇
다고 남의 집 빌려 사는 처지에 큰 돈 들여 공사를 하기도 어렵다. 영국 프리세이브에너지(Free
Save Energy)는 벽체로 35%, 지붕으로 25%, 창문으로 15%, 환기 과정에서 10%, 바닥으로 15%
열손실이 일어난다고 밝히고 있다. 각 부위별로 열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가능하면
큰 돈 들이지 않고 농가 빈집을 따뜻하게 하는 단열 방법을 소개한다.
(그림1 주택의 열손실 비율, @Freesaveenergy)

2. 바닥 깔개를 깔면 2~3℃ 체감 온도 상승
방 바닥과 기초를 통해 빠져나가는 열손실은 15%나 된다. 농가의 경우 마룻방때문에 열손실은 더
하며 더했지 덜하진 않다. 보일러로 바닥 난방을 하는 경우라면 바닥 단열은 더욱 중요하다. 하지
만 바닥을 다 뜯어내고 다시 시공 하기도 어렵다. 담요나 이불, 헌 옷을 재활용해 만든 바닥깔개를
깔아두면 2~3℃ 정도 체감온도를 높게 유지할 수 있다. 마룻방이라면 더더욱 바닥 깔개가 필요하
다.
(그림2 마루마닥에 깔개를 깔면 체감온도를 2~3℃ 올릴 수 있다. @Second Nature)
마룻장 밑 단열
문제는 마룻 방이다. 아무리 마루방에 깔개를 깔아도 차가운 바닥은 어쩔 도리가 없다. 마룻방 밑
을 단열해야 하다. 마루판은 장선이라는 굵고 긴 받침목이 받치고 있다. 그 사이에 스치로폼이나
유리섬유 단열재를 끼우고 각목 받침이나 철제 앵글로 처지지 않도록 받쳐야 하다. 정식 시공에선
다시 마루바닥 전면을 습기에 강한 프라스틱 판재나 마그네슘 판재로 막아주어야 하다. 하지만
이미 깔려 있는 마루장 밑 시공이 만만치 않고 비용도 제법든다. 가능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가
장 간단한 방법은 무엇일까. 농촌에서 단열재로 활용할 수 있는 값싼 재료 중에는 비닐 하우스 보
온 덮개로 사용되는 섬유 재활용 모포가 있다. 재활용 모포는 얇기 때문에 몇 겹 접어서 사용한다.
속 비닐이 있는 쌀부대에 왕겨를 채운 왕겨 부대자루를 단열재로 사용할 수도 있다. 비닐 부대에
단지 공기를 집어넣고 공기가 새지 않도록 테이프로 단단히 막은 공기 부대를 단열재로 사용할 수
도 있다. 이러한 단열재들을 마룻장을 받치고 있는 받침목(장선) 사이에 끼우고 굵은 철사으로 처
지지 않게 다시 받쳐주면 끝이다. 전선용 고정쇠(일명 새들 Settle)로 마루 장선에 굵은 철사를 고
정하다. 여름철엔 마룻장 바닥의 통기를 위해 단열재를 제거해야 한다.

3. (그림3 좌: 정식 마루장 바닥 단열사례, 우: 단열재를 끼우기 위해 굵은 철사를 마루 장선에 부착
한 모습 @남궁철)
초 간단 창호 단열
창과 문으로 빠져나가는 열손실을 합치면 25%나 된다.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창 틈이
나 문 틈을 막을 '문풍지'가 생각난다. 요즘 워낙 값싼 문풍지 제품이 나와 있으니 따로 설명할 필
요가 없다. 몇 년 전부터 창문 단열재로 '뽁뽁이'라 불리는 에어캡(air cap)이 대 인기를 끌었다. 본
래 박스에 넣는 포장 충진재였는데 단열재로 활용한 것이다. 워낙 값 싼 데 소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좋다. 창에 살짝 물을 뿌리고 에어켑을 잘라 붙이면 끝이다. 요즘은 단열 성능을 높인 창
문 전용 에어 캡이 따로 나와 있다.
(그림4 일명 뽁뽁이를 이용해서 창을 통한 열손실을 줄일 수 있다. @ETNEWS)

4. 창 가림막을 쳐라
창을 통해 빼앗기는 열이 대단하다. 창이 클수록 더 큰 문제. 페어 글라스니 이중창 같은 단열창
을 사용해도 한계가 있다. 뽁뽁이를 붙여도 추운 밤이 되면 열손실을 줄이는 데 역부족이다. 창
주변엔 냉기가 흘러내리는 콜드 드랍(Cold drop) 현상이 일어난다. 창에 가림막(커튼)을 치기만
해도 창을 통해 빠져나가는 열손실의 35% 정도 줄일 수 있다. 보다 효과적으로 열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림막의 옆단을 벽쪽으로 말아 붙이고 가림막 캡을 씌워야 한다.
(그림5 창문 커텐 @Power to Switch)
단열 종이반자
지붕 단열 방법에는 크게 중천장 단열과 겉지붕 단열 방법이 있다. 단열을 할 때는 열, 공기, 습기
를 모두 차단해야 한다. 공기와 습기는 열을 이동시키기 때문이다. 농가의 헌집을 간단히 수리할
때 중천장을 단열이 쉽고 비용이 적게 든다. 요즘엔 중천장에 석고보드나 합판을 붙이고 페인트를
칠하거나 도배를 한다. 예전에는 종이반자를 만들었다. 각목으로 반자틀을 만들고 그대로 여기에
종이를 겹겹 붙여 중천장을 만들었다. 풀 먹인 종이가 마르면서 팽팽하게 당겨진다. 오래된 농가
는 종이반자 중천장이 대부분인데 오래되면서 쳐진다. 단열이 될 리 없다. 서양처럼 두터운 단열
재를 종이반자 위에 올려놓을 수도 없다. 웃풍이 센 집의 대부분은 중천장 단열이 않된 집들이다.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올라가는데 단열이 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불을 때도 헛 고생이다. 지붕으
로 세는 열손실이 25% 나 된다.

5. (그림6 중천장 단열과 겉지붕 단열 @남궁철)
첫번째 해결책은 이중 종이반자이다. 반자는 본래 종이로 만든 천정(또는 천장)을 말한다. 기존의
낡은 중천장을 뜯어내고 단열을 보강한다는 게 말이 쉽지 큰 공사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미 중
천장이 있는 경우라면 기존 중천장을 그대로 둔다. 그밑으로 5~10cm 정도 간격을 두고 모기장
같이 생긴 그물망이나 화이버매쉬(Fiber mesh)를 팽팽하게 펼쳐 벽면에 타카 핀으로 고정한다.
다시 나무 쫄대를 박아 더 단단하게 고정한다. 모기장에 벽지 초배지나 한지를 풀을 발라 팽팽하
게 도배하듯 발라 종이반자를 만든다. 악간 처진 종이반자는 마르면서 팽팽하게 당겨진다. 기존의
중천장과 새로 만든 종이반자 사이의 공기층이 단열 성능을 높인다. 규모가 크고 쳐짐이 걱정된다
면 중간 중간에 가는 철사로 화이버매쉬나 모기장을 받친 후 종이를 붙인다.
이중 종이반자 시공도 귀챦다면 더 간단한 방법은 박스종이를 기존의 중천장에 부착하는 방법이
다. 박스종이는 공기층을 가둘 수 있는 골판구조로 단열성능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제법 쓸만하
다. 다만 종이반자에 그대로 물기 많은 풀을 사용하면 종이반자가 늘어지고 떨어질 수 있다. 물풀
보다는 건축용 실리콘을 풀을 종이박스에 바른 후 종이반자에 붙인다. 충분히 접착이 되고나면 도
배지를 붙여서 완성한다.
(그림7 천정 반자 구조 @남궁철)

6. (그림8 박스 종이는 골판구조로 되어 있다. @Easy Pack)
겉 지붕 생태단열
겉 지붕의 생태단열에는 볏짚이나 갈대로 만든 판재, 일명 다다미 속판이나 갈대 발을 주로 사용
한다. 지붕 서까래 위에 마그네슘 판재나 OSB 합판을 얹고 방수포를 덮는다. 이 위에 간격을 띄
워 우선 지붕의 경사 방향으로 못을 박을 수 있도록 서까래 위치를 찾아 각재 목상(받침목)을 줄
줄이 고정한다. 이 목상 위에 다시 용마루와 수평으로 목상을 줄줄이 걸고 이 위에 기와나 기타 지
붕마감재를 덮는다. 서까래 밑에서 그 사이에 볏짚이나 갈대로 만든 판재를 잘라 끼운다. 다시 볏
짚이나 갈대 판재로 서까래 방향과 수직으로 밑에서 덮은 후 이 위에 흙 또는 석회, 석고 미장으로
마무리 한다. 지붕을 단열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소개한 방법과 달리 서까래 밑에 합판과 비닐
로 우선 막고 이 위에 볏짚을 채운 후 다시 합판과 방수포를 덮고 다시 목상을 걸어 지붕 마감재
를 올리는 방법도 있다.
(그림9 자연자재로 지붕을 단열하는 방법 @Hiss & Reet)

7. (그림10 서까래 사이에 볏짚단을 채워 단열한다. @Oliven l aus Pietrabruna)ö
볏짚을 활용한 벽체 단열
벽체로 빠져 나가는 열손실만 35%. 우선 낡은 시골 집은 바람 새는 곳부터 막아야 한다. ‘바늘구
멍으로 황소바람 든 다는 말’이 있다. 벽체에 틈이 있다면 창호지를 불린 후 찹쌀 풀이나 율무 풀
에 적신 것으로 틈새를 메운다. 창이나 문틈엔 털이나 스폰지에 접착테이프가 붙여져 있는 문풍지
로 막아야 한다. 자 이제 가장 급한 문제는 해결한 셈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은 아니다. 나무 골
조(기둥과 인방) 사이에 대나무나 잔 가지 욋대를 엮고 여기에 흙 반죽을 붙인 초벽 두께는 기껏
9~12cm 정도다. 이렇게 벽이 얇으니 춥기는 마찬가지. 시멘트 블럭 집이나 단열이 되지 않은 적
벽돌 집 역시 벽을 만져보면 차갑기가 그지없다. 기름값 줄이고 따뜻하게 지내고 싶다면 볏짚과
흙을 활용한 생태단열 방법을 시도해보자.
벽체를 생태단열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볏짚은 농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볏짚을 살짝
흙 반죽으로 버무린 볏짚 흙 버무리를 벽에 채우고 흙 미장을 하거나 다다미 속 판으로 사용하는
볏짚 판재나 갈대 판재를 벽체에 붙이고 흙 미장한다. 볏짚 판재를 붙일 때는 기존 벽체에 곧바로
부착하기 보다 단단히 부착하기 위해 각재로 목상(받침목)을 대고 바탕 흙 미장을 한 후 생태 단열
재(볏짚 판재)를 대고 다시 흙미장 한다. 볏짚 판재를 사용하지 않고 볏짚과 흙 물을 버무린 볏짚
흙 버무리를 목상 사이에 채우고 흙미장하는 방법도 있다. 볏짚 흙 버무리는 볏짚 비중이
70%~90%으로 높게 만든다.

8. (그림11 초벽 벽체를 볏짚 버무리와 볏집 판재로 단열하는 방법 @Hiss & Reet)
(그림12 적벽돌 위에 볏짚 판재를 붙여 단열하는 방법 @Hiss & Reet)

9. 김성원
적정기술, 기술놀이교육 연구가.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흙부대생활기
술네트워크 매니저이자 (사)한국흙건축연구회 기술이사, (주)숲과도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
서로 『이웃과 함께 짓는 흙부대집』(들녘, 2009), 『점화본능을 일깨우는 화덕의 귀환』(소나무,
2011), 『화목난로의 시대』(소나무, 2014), 『근질거리는 나의 손』(소나무, 201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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